목요일 오후 1시 40분 즈음에 교회로 전화가 들어왔습니다. 양수가 터져서 병원에 왔다는 유권사님의 전화였습니다. 예정보다 다소 빨랐습니다. 저는 여러분께 이메일로 긴급기도를 부탁했습니다. 다음날 오후 12시 20분 경 전화가 들어왔습니다. 아기가 나오지 않아서 애를 먹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금요찬양성경공부를 준비하면서도 마음은 병원에 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드디어 소식이 왔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의사들의 걱정스러운 말을 들은 권사님의 애타는 목소리만 전화기 너머로 전해졌습니다. 작정하고 기도하겠노라고 말씀드린 후 한 시간 가까이 간절히 애원하면서 기도를 마쳤을 때 들떠있는 권사님의 목소리가 전화기로 전달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의 애간장을 졸이며 24시간 만에 태어난 아기였기에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비로서 엄마가 된 수지씨는 얼마나 기쁠까요? 24시간의 고통을 통해서 자연분만으로 낳은 아기였기에 ‘응애’ 하는 올리비아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수지씨와 가족들은 모든 시름을 다 내려놓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산모는24시간의 사투를 통해서 생명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깊이 있게 느끼는 시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수지씨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의사와 간호원, 그리고 모든 의료기구도 준비되었습니다. 산모도 산모의 가족도 준비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되었다 하더라도 아기가 준비되지 않으면 아기는 태어나지 않습니다. 카이로스와 크로노스라는 제목으로 썼던 칼럼이 기억납니다. 크로노스적으로 우리가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되었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때인 카이로스가 아니면 여전히 아직 때가 아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