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한국방문을 위해 떠난 날, 아들에게 같이 자자고 했습니다. 그때 열살박이 아들이 “할렐루야!”라고 반응했습니다. 둘이 누워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잠시 정적이 있었습니다. 고요한 가운데 아들이 높은 톤으로 말합니다. “아빠, 기도해야지요.” 가끔씩 까먹기는 해도 이 아들은 아침과 저녁으로 엎드려 기도하는 일을 잊지 않습니다. 물론 때때로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졸기도 하겠지요. 준하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거룩한 잔소리가 있었기 때문이요, 늘 보던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부모의 기도하는 모습이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5월 1일부터 성경통독을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읽을 것인지에 관한 안내문을 나눠드렸습니다. 새벽예배 때도 성경통독을 시작했고 이제 열왕기상을 읽게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신약으로 시작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사실 하루에 한 30분씩 성경읽는 일이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면 30분은 고사하고 매일성경이나 오늘의 양식도 펼치지 못합니다. 드라마나 쇼프로는 울고 웃으며 최소 40분 이상 푹 빠져서, 그것도 늦은 시간까지 보는데, 성경 한 장, 한 구절 읽는 일이 이처럼 힘든 일인지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영적 무감각으로 그 이유가 좁혀질 것입니다. 성경은 영의 양식이다는 말에 반론을 제기할 분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육의 양식은 하루 두 끼나 세 끼 꼬박 챙겨 먹고, 지성을 채우기 위해 두꺼운 원서도 마다하지 않고, 요리책 뒤적거리며 요리조리 궁리는 하지만, 유독 영의 양식이라고 인정하는 하나님의 말씀은 교회갈 때 가지고 가는 소품으로 예배드릴 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