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풀려서 자건거를 꺼냈습니다. 작년부터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면서 덕분에 몇 개의 칼럼을 썼었는데, 시원한 바람과 함께 달려온 후 이렇게 앉아서 다시 칼럼을 쓰게 되네요. 건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자전거를 이용해 교회를 오고 가는데, 잘 닦인 도로를 달리는 일은 힘도 덜 들고, 울퉁불퉁한 느낌도 없기에 참으로 상쾌합니다. 아침에는 그나마 선선하기 때문에 자전거 타기에 안성마춤입니다. 그러나 집에서 교회근처 카펜터 로드까지는 자전거 전용차선이 없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인도를 공유하며 달려야 합니다. 그런데 인도에는 1~2m 정도 크기의 보도블럭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곳을 달리면 속도를 낼 수 없고, 자전거 안장에 앉아 있는 것이 편안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작년에 새롭게 깔아놓은 아스팔트의 윤기가 보암직하고 탐스럽습니다.
그러나 그 길은 차들이 다니는 길입니다. 그래서 차도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자전거에는 양쪽 사이드에 거울이 없고, 있다 하더라도 자전거보다
2~3배 빨리 달리고, 덩치도 몇 배나 더 크고, 힘은 아마도 백배 이상은 더 센 자동차가 돌진할 때 피할 수도 없고, 부딪히면 구급차에 실려 병원신세를 져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도를 이용하는 자전거의 경우 가능한 인도에 가깝게 붙어서 달리고 수시로 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합니다. 자동차가 멀리 있을 때는 신나게 패달을 밟으며 아스팔트 위를 질주합니다. 빠르고 편안한 그 맛을 잊을 수 없기에(먹음직스런!) 가끔씩 나타나는 음푹 패인 함정들을 가까스로 피하거나 자동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전거 바퀴를 함정에 빠뜨려 아프게 하면서도 그 길을 흠모합니다.
차도 위를 그렇게 달리다보면 풍경뿐 아니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볼 수 없습니다. 차가 가까이 오기 전에 빨리 조금이라도 멀리 가야하고, 차에 치이지 않기 위해서 인도에 빠짝 붙어야 하니 눈과 마음이 도로에 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스팔트 옆 인도는 그렇지 않습니다. 조금 더디고 힘이 들지만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고, 인사하고, 가끔씩 손을 흔들어 주기도 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멈춰 서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좋은 향기를 내는 꽃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