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4-18 17:19
의자 위의 선입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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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Joshua Jan…
조회 : 1,766  

산동네 목회를 위해서 짐을 꾸려 도착한 곳은 이미 방문해 기억이 있기에, 무엇보다도 살아 보았기에, 동네와 사람들이 어떠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정착해서 살아야 하는 곳이라 생각하니 중학생 소년의 가슴에서는 한숨이 새어 나왔습니다. 가구가 살던 조그만 공간, 하나를 숙식처소로 삼고 남은 두개 사이의 벽을 터서 예배처소로 삼았습니다. 방석을 놓고 예배드리던 공간은 예배가 끝나면 상을 펴고 밥을 먹는 식당이 되었고, 평일에는 학교에서 돌아 동네 아이들의 놀이공간이 되기도 하고, 앉아서 공부하는 공부방이 되기도 했습니다. 겨울에는 따끈한 방바닥에 배를 깔고 책을 보다가 단잠에 빠지곤 했던 안식처였습니다.

전에 다니던 교회들에서는 벤치식의 길다란 나무 의자(pew) 앉아 예배드렸었는데, 처음으로 방바닥에 앉아서 예배드렸습니다.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기도할 때만큼은 모두가 무릎을 꿇고 기도드렸습니다. 방바닥 생활에 길들여진 몸이라 그다지 불편한 것은 없었지만, 방석없이 무릎을 꿇고 앉게 되면 뼈가 튀어나온 부분은 쑤시고 아팠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차츰 익숙해졌습니다. 이후 접하게 교회들에는 pew 있었고, 위에 푹신한 것들이 깔려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했습니다.


이곳에 오기 성서교회에서의 목회를 놓고 기도하던 대학강의실에서나 있는 folding chair desk 앉아서 예배하는 독특한 꿈을 꾸었습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깊이 배어 있는 교회임을 알려주신 것이지요. 이곳에 보니 꿈에서 의자는 아니지만 pew 아닌 chair로서 앤아버의 다른 교회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인상깊은 의자가 있었습니다. 아주 튼튼해 보이는 의자인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25년은 족히 지난 의자입니다.


지난 새신자반에서 의자에 관해서 말씀을 나누면서 이런 의자여서 좋았습니다하는 의외의 반응을 들었습니다. 교회를 찾는 분들의 머리에는 대체로 pew 의자가 있을텐데 그래서 교회의자가 이렇게 생겨서 이상했습니다 말할 법한데, 정반대로 반응하는 이야기를 듣고, 인간이 가진 스테레오타입이 무섭다는 생각을 합니다. 의자 위의 선입견! 머리에 박힌 것을 꺼내고 다른 것을 집어 넣는 일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깨닫고 선입견을 벗고 나니, 의자 아래 왼쪽 뒷부분에 성찬컵을 놓는 섬세한 배려가 크게 보이네요.


Remain Bl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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