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어떤 지인이 밥 먹기 전에 기도하는 개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하나 보내주어서 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개들이 밥 그릇 앞에 앉아서 기도가 끝나기를 기다렸고, 아멘 후에 밥을 먹었습니다. 저희 집에도 강아지가 있는데(미키), 평소에 작은 훈련을 시키고 있던터라 “저거 해야지”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훈련교관이 되어 밥 먹기 전에 기도하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장모님께서 딸과 사위가 사는 곳에 오시면서 키우던 애완견 두 마리를 데리고 오셨습니다. 한 마리는 제법 오래 살았고(쿠키), 다른 한 마리는 당시 1년 정도 된 어린 강아지였습니다. 쿠키는 주인과 오랜 시간 함께 해 왔기 때문에 똥오줌을 잘 가렸는데, 어린 미키는 카펫트에 일을 봤다가 호되게 혼난 후 고쳐나갔습니다. 둘 다 품종이 있는 애완견이지만, 쿠키는 아무리 힘들어도 밖에서 앉는 법이 없고, 미키는 아무 데나 철퍼덕 앉습니다.
쿠키는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 듣습니다. 주인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압니다. 자신이 먹어야 할 때와 먹지 말아야 할 때를 압니다. 훈련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눈치밥, 통밥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오랜 노하우로 연륜이 쌓인 모습이 읽혀집니다. 그러나 고집은 정말 똥고집입니다. 자기가 싫으면 아무리 혼나도 하지 않습니다. 훈련도 오랜 시간 몸에 밴 것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미키는 어리기 때문에 시키면 잘 따릅니다. 하기 싫어도 주인 눈치를 보며, ‘아 이거 해야 하는 거구나’ 하면서 흉내라도 냅니다. 그래서 앉고, 일어서고, 멈추고, 가고, 손 내밀고, 공이나 장난감을 가져오거나 점프해서 받기 등의 훈련을 잘 소화해 냈습니다. 그래서 밥 먹기 전 식기도 훈련을 해 보았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고기를 가지고 와도 처음에는 덤비지만 밥그릇을 들고 있으면 그것을 먹기 위해서 식사기도를 위해 앉습니다. 물론 기도가 조금이라도 길면 짜증섞인 소리를 내면서 빨리 끝내라고 보채기도 합니다. 그렇게 참다가 아멘